HANGUL.WIKI

트롤리 딜레마

Trolley Problem

번역 제공
2,715자 · 2026-04-26
목차 (17개 섹션)

트롤리 딜레마 (Trolley Problem)

개요

트롤리 딜레마(Trolley Problem)는 1967년 영국 철학자 필리파 풋(Philippa Foot)이 처음 제시하고 1985년 주디스 자비스 톰슨(Judith Jarvis Thomson)이 발전시킨 윤리학의 사고 실험이다. 제어 불능 트롤리(전차)가 달려오는 상황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시나리오를 통해 인간의 도덕적 판단 구조를 탐구한다. 공리주의와 의무론적 윤리학의 핵심 충돌을 극적으로 드러내며, 현대에는 자율주행차·인공지능 의료 윤리 등 현실적 문제에도 적용되고 있다.

기본 시나리오

전환 사례 (Switch Case)

제어 불능의 트롤리가 선로를 달리고 있다. 선로에는 다섯 명이 묶여 있고, 당신은 선로 옆 레버 앞에 서 있다. 레버를 당기면 트롤리가 다른 선로로 방향을 바꾸지만, 그 선로에는 한 명이 묶여 있다. 당신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실험에 따라 85~90%)은 레버를 당기는 것이 옳다고 답한다. 다섯을 살리기 위해 한 명을 희생시키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직관이 우세하다.

육교 사례 (Footbridge Case)

같은 상황이지만 이번에는 육교 위에 서 있다. 옆에는 덩치 큰 남자가 있고, 그를 다리 아래로 밀어 트롤리를 멈출 수 있다면 다섯 명을 살릴 수 있다. 당신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경우 대부분(85~90%)은 밀어서는 안 된다고 답한다. 수학적으로 전환 사례와 동일한 결과(1명 희생→5명 구함)임에도 불구하고.

두 사례가 다른 이유: 철학적 분석

공리주의적 관점 (Jeremy Bentham / John Stuart Mill)

공리주의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한다. 두 경우 모두 레버를 당기거나 사람을 미는 것이 옳다. 결과적으로 5명 생존 > 1명 생존이므로. 그러나 이 관점은 '무고한 사람을 수단으로 쓰는 것'에 대한 심각한 도덕적 불편함을 설명하지 못한다.

의무론적 관점 (Immanuel Kant)

칸트의 정언명령에 따르면 인간은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우받아야 한다. 육교에서 사람을 미는 것은 그를 물리적 도구로 이용하는 것이므로 절대 허용되지 않는다. 전환 사례에서 레버 조작은 죽음이 부수적 결과(collateral damage)이지 의도된 수단이 아니라는 구분이 가능하다.

이중 결과 원칙 (Doctrine of Double Effect)

중세 스콜라 철학에서 유래한 이 원칙은 행위의 나쁜 결과가 의도된 것이 아니라 예측되는 부작용일 때만 허용될 수 있다고 본다. 전환 사례에서 1명의 죽음은 의도된 수단이 아닌 예측되는 부작용이다. 육교에서의 밀기는 사람의 죽음 자체가 목적의 수단이 된다.

행위와 부작위의 구분 (Act vs. Omission)

직접 해를 가하는 행위(밀기)와 해를 가하지 못하도록 방치하는 부작위(레버 안 당기기)를 도덕적으로 다르게 평가하는 직관. 이는 의학 윤리에서 적극적 안락사와 소극적 안락사의 구분과 연결된다.

신경과학적 접근

조슈아 그린(Joshua Greene)의 이중 처리 이론(2001~2008)은 뇌과학적 관점에서 트롤리 딜레마를 분석했다. fMRI 실험에서 전환 사례는 전두엽(이성적 계산)을 주로 활성화하는 반면, 육교 사례는 편도체·내측 전전두피질(정서적 반응)을 더 강하게 활성화했다. 즉, 두 반응은 서로 다른 뇌 시스템에서 비롯된 것이다.

현대적 적용: 자율주행차와 AI 윤리

모럴 머신 실험 (Moral Machine Experiment)

MIT 미디어랩이 2018년 진행한 '모럴 머신(Moral Machine)' 실험은 233개국 4천만 명 이상이 참여한 사상 최대의 도덕 실험이었다. 결과는 문화권에 따라 도덕 직관이 크게 다름을 보여 주었다. 서구 국가들은 개인주의·규칙 기반 판단을 선호한 반면, 동아시아·이슬람권 국가들은 집단주의·노인 존중 성향을 보였다.

자율주행차의 트롤리 딜레마

제어 불능 자율주행차가 충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탑승자를 희생해 더 많은 보행자를 구할 것인지, 아니면 탑승자를 보호할 것인지 판단 알고리즘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가? 법적 책임(제조사 vs. 탑승자 동의), 문화적 차이, 데이터 편향 등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다. EU는 2023년 AI법(AI Act)에서 이를 고위험 AI 시스템의 투명성 의무 항목에 포함시켰다.

한계와 비판

  • 현실 상황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인위적 구성
  • 실제 도덕 판단은 시간·감정·사회적 압력 등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음
  • 인종, 성별, 계층에 따른 편향이 실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음
  • 결론

    트롤리 딜레마는 단순한 철학 퀴즈가 아니다. 이 사고 실험은 인간의 도덕 직관이 일관적이지 않고, 결과·의도·행위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 준다. AI와 자율 시스템이 확산하는 현대 사회에서 이 질문은 더 이상 사변적 수준이 아닌 공학·법·정책의 실제 설계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참고 문헌

  • Foot, Philippa (1967). "The Problem of Abortion and the Doctrine of the Double Effect"
  • Thomson, Judith Jarvis (1985). "The Trolley Problem"
  • Greene, Joshua (2014). Moral Tribes
  • Awad et al. (2018). "The Moral Machine experiment", Nature

문서 정보

최초 작성
최종 갱신
분량
2,715자 (성인 기준)
분류
사회·철학

HANGUL.WIKI가 정리·작성한 문서입니다. 정확성을 위해 노력하나 오류가 있을 수 있으므로, 중요한 내용은 공식 출처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의 오류나 정정 요청은 오류·정정 신고로 알려주시면 검토 후 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