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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 챔피언스리그의 동아시아 팀 경쟁력

East Asian Teams' Competitiveness in AFC Champions League

202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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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 챔피언스리그의 동아시아 팀 경쟁력

아시아 축구 팬들이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볼 때마다 반복되는 질문이 있다. "왜 항상 서아시아 팀이 우승하는가?" 실제로 2010년대 후반부터 이 물음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통계로 증명되기 시작했다.

동아시아의 황금기와 그 붕괴

2000년대 초반은 동아시아 클럽 축구의 전성기였다. 성남 일화(2010), 가시마 앤틀러스(2009), 포항 스틸러스(2009, 2011)가 연달아 정상에 올랐고, 특히 전북 현대는 2006년과 2016년 두 차례 우승하며 동아시아 최강 클럽의 위상을 굳혔다. 2018년 가시마 앤틀러스가 결승에 오른 것이 사실상 마지막 동아시아의 영광이었다. 그 이후 결승 진출 자체가 드문 일이 됐다.

2024-25 시즌 기준으로 살펴보면 격차는 더 뚜렷하다. ACL2(구 챔피언스리그 2부) 재편 이후 동아시아 할당 슬롯은 늘었지만 엘리트 단계(8강 이상)에서 동아시아 팀이 남아있는 경우는 드물다. 알 힐랄(사우디), 알 나스르, 우라와 레즈의 맞대결이 주목받을 때 J리그·K리그 팀들은 16강에서 탈락하는 패턴이 굳어졌다.

구조적 원인: 돈·일정·기후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자본력 격차다. 사우디 프로리그(SPL)가 2023년부터 쏟아붓기 시작한 오일머니는 상상을 초월한다. 알 힐랄 단일 팀의 연간 임금 지출은 2023-24 시즌 약 4억 유로로 추산됐는데, 이는 K리그1 전체 구단 합산보다 많다. J리그 최고 연봉 선수와 SPL 하위권 구단 주전의 연봉 격차는 10배를 넘는다.

일정 구조도 불리하다. 동아시아 리그들은 봄 개막(3월)~가을 종료(11~12월) 시즌을 운영하는 반면, ACL 녹아웃 단계는 2월~5월 사이에 집중된다. J리그와 K리그 팀들은 시즌 초반 컨디션이 최고조에 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동 팀들의 플레이오프 피크와 맞닥뜨린다. 전북 현대 전 감독 김상식이 2023년 인터뷰에서 "2월에 중동 원정은 시즌 준비 단계에서 완전히 준비된 상대와 싸우는 것"이라고 토로한 것은 이 구조적 딜레마를 잘 보여준다.

리그 수준의 역설

역설적으로 J리그와 K리그의 리그 수준 자체는 꾸준히 향상됐다. FIFA 랭킹 기준 한국과 일본의 대표팀 순위는 2026년 기준 각각 20위권, 15위권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일본은 독일·스페인을 조별리그에서 꺾었고 한국은 16강에서 브라질과 접전을 벌였다.

그러나 클럽 축구는 대표팀과 다른 논리로 움직인다. 핵심은 "리그 내 최상위 팀의 절대 전력"이다. J리그나 K리그는 30~40개 팀이 경쟁하며 리그 전체의 균형 발전을 추구하는 구조인 반면, SPL의 빅4(알 힐랄·알 나스르·알 이티하드·알 아흘리)는 리그 내 다른 팀과 격차를 압도적으로 벌리며 ACL에만 전력을 집중한다. "리그 전체 평균은 동아시아가 더 높을 수 있지만, 최정점 1~2팀의 전력은 서아시아가 압도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의 공백

2010년대 중반 헝그레이그의 버블 붕괴 이후 중국 슈퍼리그 팀들은 사실상 ACL 무대에서 경쟁력을 잃었다. 광저우 FC(구 광저우 헝다)는 2013년과 2015년 연속 우승하며 동아시아를 대표했지만, 2021년 재정위기 이후 2부 리그 강등 수순을 밟았다. 중국 클럽의 공백은 동아시아 전체 경쟁력 통계를 끌어내리는 요인 중 하나다.

그래도 가능성은 있다

완전히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2023년 우라와 레즈는 서아시아 원정 연속을 뚫고 결승에 진출해 알 힐랄에 패했지만 건재함을 과시했다. 가와사키 프론탈레, 요코하마 F·마리노스, 울산 HD 등은 전술 완성도 면에서 서아시아 팀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기적으로 AFC의 리그 포맷 개편이 변수다. 2024-25 시즌부터 ACL이 ACL 엘리트(구 챔피언스리그)와 ACL2(구 챔피언스리그 2·AFC컵 통합)로 재편되면서 동아시아 할당 티켓 수는 소폭 늘었다. 포맷이 홈앤어웨이 토너먼트에서 중립 단일 경기로 바뀌는 구간이 생기면 중동 팀의 홈 어드밴티지도 희석될 여지가 있다.

동아시아 클럽 축구의 ACL 경쟁력 회복은 결국 "리그 내 최상위 팀의 자본 집중"이냐 "리그 전체 수준 향상"이냐의 방향성 선택으로 귀결된다. 전자를 택하면 SPL 빅4 모델을 따라가는 것이고, 후자를 택하면 지금의 균형 잡힌 리그 모델을 유지하면서 국제 무대에서의 한계를 감수하는 것이다. 어느 쪽이 옳은지는 각 리그의 철학과 팬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동아시아와 서아시아의 리그 구조 비교

서아시아는 최정상 구단에 투자를 집중하고 동아시아는 리그 전체의 고른 발전을 추구한다. 사우디 프로리그는 알 힐랄, 알 나스르, 알 이티하드, 알 아흘리 등 4대 구단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이들 상위 구단은 자국 리그의 다른 팀들과 큰 전력 차이를 만든다. 이들은 아시아 무대 우승을 위해 막대한 전력을 집중한다. 반면 한국의 K리그와 일본의 J리그는 30개에서 40개 구단이 함께 참여한다. 동아시아 리그는 특정 팀만 앞서가기보다 리그 전체가 함께 성장하는 방식을 유지한다. 그 결과 리그 전체의 평균 실력은 동아시아가 앞설 수 있지만, 최상위 1~2개 팀의 전력은 서아시아가 압도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정 규모와 선수단 구성

서아시아 최상위 구단의 자본력은 동아시아 구단을 크게 앞선다. 사우디 프로리그는 2023년부터 대규모 오일머니를 축구단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알 힐랄 구단 한 팀이 2023-24 시즌에 쓴 연간 임금은 약 4억 유로로 추산됐다. 이 금액은 K리그1 전체 구단이 선수단에 지급하는 임금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J리그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도 사우디 프로리그 하위권 구단의 주전 선수보다 10배 이상 적은 연봉을 받는다. 이러한 자본력 격차는 아시아 무대에서 상위권 팀 간의 전력 차이를 벌리는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시즌 일정과 원정 환경

동아시아 구단들은 대회 일정과 이동 환경에서도 큰 부담을 안고 있다. K리그와 J리그는 매년 3월에 시작하여 11월이나 12월에 끝난다. 반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의 토너먼트 본선인 녹아웃 단계는 2월부터 5월 사이에 집중된다. 동아시아 구단들은 새 시즌을 준비하는 시점에 중동 원정 경기를 치러야 한다. 반면 서아시아 구단들은 경기력이 가장 올라온 시점에 토너먼트를 맞이한다. 이로 인해 동아시아 구단들은 컨디션을 충분히 끌어올리지 못한 상태에서 중동 구단과 맞붙게 된다.

동아시아 축구의 경쟁력 회복 요인

새로운 대회 방식 개편과 전술적 경쟁력은 동아시아 구단들에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다. 2024-25 시즌부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는 최상위 대회인 ACL 엘리트와 통합 2부 대회인 ACL2로 개편됐다. 대회 재편 이후 동아시아 리그에 배분된 출전권 수는 늘어났다. 토너먼트 진행 방식이 중립 지역 단판 승부로 바뀌는 구간이 생기면 서아시아 구단이 누리던 홈경기 이점도 줄어들 여지가 있다.

구단별 전술 경쟁력과 과제

동아시아의 주요 구단들은 전술적 완성도에서 여전히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가와사키 프론탈레, 요코하마 F·마리노스, 울산 HD 등은 서아시아 강팀에 뒤지지 않는 전술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3년에는 우라와 레즈가 험난한 중동 원정을 이겨내고 결승에 진출하기도 했다. 2010년대 중반까지 동아시아 축구를 이끌던 중국 슈퍼리그 구단들의 부진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광저우 FC가 재정위기로 2부 리그로 강등된 이후 중국 구단들의 공백은 동아시아 전체의 성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향후 발전 방향의 선택

동아시아 리그는 앞으로 리그 운영 방식에 대해 명확한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첫 번째 길은 서아시아처럼 특정 최상위 구단에 자본을 몰아주어 국제 대회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두 번째 길은 현재처럼 리그 전체의 균형 발전을 지키면서 아시아 무대에서의 성적 한계를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어느 방향이 바람직한지는 각 리그가 추구하는 철학과 축구 팬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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