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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부사 사과

Gangwon Busa Apple

2026-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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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의 해발 600m 산비탈에서 사과를 딴다는 말은, 불과 20년 전만 해도 농담으로 들렸을 것이다. 부사(富士, 후지) 사과는 원래 대구·경북 지역, 특히 청송·영천처럼 일교차가 크고 겨울이 매섭지 않은 곳의 작물로 여겨졌다. 그런데 2020년대 들어 이 상식이 완전히 뒤집혔다.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사과 재배 적지 변화 지도를 보면, 2070년경에는 사과 재배 가능지가 강원도 고지대에만 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는데, 그 예측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현실이 되고 있다.

정선군은 2010년대 초반부터 고랭지 배추밭 일부를 사과밭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표고 500~700m에 이르는 고지대는 여름철에도 서늘하고, 가을철 일교차가 15도 이상 벌어지는 날이 잦다. 이 일교차가 사과의 당도와 착색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낮에는 광합성으로 당분을 축적하고, 밤에는 기온이 낮아 호흡으로 소모되는 당분이 줄어들기 때문에, 일교차가 클수록 사과가 더 달고 빛깔이 진해진다. 정선 외에도 양구, 영월, 인제, 홍천 일대가 신흥 사과 산지로 떠올랐고, 지역 농협 차원에서 "하이(High) 사과", "고랭지 사과" 같은 브랜드를 만들어 기존 대구·경북 사과와 차별화를 시도하는 중이다.

다만 이 변화를 마냥 낙관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강원도 이전에 오랫동안 사과 주산지였던 경북 지역 농가 입장에서는 재배지 북상이 곧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다. 실제로 청송·영천 일부 농가는 폭염과 탄저병 피해로 수확량이 줄어드는 반면, 강원 지역은 아직 병해충 데이터와 재배 기술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아 초기 투자 대비 수확이 불안정한 경우도 많다. 겨울철 이상 저온으로 동해(凍害)를 입는 사례, 늦서리로 개화기 꽃눈이 얼어버리는 사례도 보고된다. 즉 강원도가 "미래의 사과 산지"로 각광받는 동시에, 기후 변화라는 근본 원인이 만들어낸 불안정한 과도기적 현상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함께 지니고 있는 셈이다.

부사 품종 자체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부사는 일본 아오모리현 후지사키초에서 1939년 교배되어 1962년 정식 품종으로 등록된 것으로, 국광과 델리셔스 계통을 교배해 만들어졌다. 이름의 '후지(富士)'가 한국식 한자 발음으로 옮겨지며 '부사'로 정착했다. 저장성이 뛰어나고 당도가 높아 국내 사과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품종인데, 강원도산 부사는 늦게 수확되는 만성 품종으로 재배되는 경우가 많아 11월 이후에도 신선하게 유통되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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