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GUL.WIKI

헤마글루티닌 단백질과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

Hemagglutinin Protein and Influenza Vaccine Development

금융·건강·법률 등 민감 주제입니다. 중요한 결정 전 전문가 확인을 권장합니다. 고지·면책 안내
2026-07-22
목차 (4개 섹션)

발견과 초기 연구

1918년 스페인 독감으로 전 세계에서 5천만 명 이상이 사망했을 때, 정작 그 병을 일으킨 바이러스의 정체는 아무도 몰랐다. 원인이 밝혀진 건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1930년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분리되고 나서였다. 그리고 그 표면을 뒤덮은 못처럼 생긴 단백질에 '헤마글루티닌(hemagglutinin, HA)'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적혈구를 응집(agglutination)시키는 성질 때문에 붙은 이름인데, 실제로 이 단백질이 하는 일은 그보다 훨씬 정교하다. 바이러스 입자 표면에 삼각뿔 모양으로 튀어나온 이 단백질은 사람 호흡기 세포막의 시알산(sialic acid) 수용체를 인식해 달라붙고, 이후 막을 뚫고 들어가 유전물질을 세포 안으로 밀어 넣는 열쇠 역할을 한다.

구조와 항원 변이

HA는 단일한 형태가 아니다. 현재까지 H1부터 H18까지 아형이 확인되었고, 사람에게 유행을 일으키는 건 주로 H1과 H3 계열이다. 문제는 이 단백질을 코딩하는 유전자가 매우 높은 빈도로 돌연변이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RNA 바이러스인 인플루엔자는 복제 과정에서 교정 기능이 거의 없어, 매 계절 HA의 표면 형태가 조금씩 바뀐다. 이를 '항원 소변이(antigenic drift)'라 부르며, 매년 백신을 새로 맞아야 하는 근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서로 다른 아형의 유전자가 통째로 뒤섞이는 '항원 대변이(antigenic shift)'가 일어나면 1918년, 1957년, 1968년, 2009년처럼 팬데믹급 신종 바이러스가 등장한다. 2009년 신종플루(H1N1)가 대표적 사례다.

백신 개발에서의 위치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2월(북반구용)과 9월(남반구용) 두 차례, 전 세계 감시 네트워크(GISRS)에서 수집한 바이러스 표본을 분석해 그해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HA 변이주를 선정한다. 이 예측이 실제 유행주와 어긋나면 백신 효과가 급격히 떨어지는데, 2014-2015년 시즌 미국에서는 H3N2 변이가 예상과 다르게 진행되며 백신 효과가 19%까지 낮아진 사례가 있다. 전통적인 계란 배양 방식은 제조에 6개월이 걸리고, 배양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계란 환경에 적응하며 HA 구조가 미세하게 달라지는 '계란 적응 변이' 문제도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세포 배양 방식과 재조합 단백질 방식(HA 유전자만 곤충세포·바쿨로바이러스 시스템에서 발현시키는 방법)이 대안으로 부상했다.

범용 백신을 향한 도전

HA 단백질은 크게 머리(head)와 줄기(stem)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항원 변이가 집중되는 곳은 대부분 머리 부분이다. 반면 줄기 부분은 아형 간에도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 이 원리를 이용해 줄기 부분만 표적으로 하는 항체를 유도하려는 '범용 인플루엔자 백신(universal flu vaccine)' 연구가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등에서 진행 중이며, 매년 새로 맞을 필요 없이 여러 아형·여러 해에 걸쳐 방어력을 가진 백신을 목표로 한다. mRNA 플랫폼을 이용해 여러 아형의 HA를 동시에 발현시키는 방식도 임상시험 단계에 들어갔지만, 아직 상용화된 범용 백신은 없다. 자연 감염이나 접종으로 생긴 항체가 시간이 지나며 줄기보다 머리 쪽에 편향되는 '원초 항원 죄악(original antigenic sin)' 현상도 범용 백신 설계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문서 정보

최초 작성
최종 갱신
분류
Healthcare

HANGUL.WIKI가 정리·작성한 문서입니다. 정확성을 위해 노력하나 오류가 있을 수 있으므로, 중요한 내용은 공식 출처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의 오류나 정정 요청은 오류·정정 신고로 알려주시면 검토 후 반영합니다.